Cokuun - 5/21 방문

도쿄 코쿤에 커피 마시러 갔습니다.
도쿄 가는 김에 커피도 이것저것 공부해보고 싶어 방문했어요. 리브즈 로스터리나 마메야 같은 다양한 곳도 가보고 싶었는데 여기 하나 계획 짜고 잊어버렸어요.
언스페셜티 유튜브에도 등장하신 스즈키 미키님이 내려주시는 커피를 마셨습니다.
위치가 비공개인데요, 간판도 없어서 딱 길 잃기 좋아요. 덕분에 일본 주소 시스템에 익숙해지게 되어서 다음 날 재외자선거도 잘 찾아 갔네요 ㅋㅋ

유저리뷰 사이트에 포스트를 남기지 말라고 하시는데 아마 tripadviser 나 google maps 같은 거 말씀하시는 거 같아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앞으로의 방문자를 위해서 추상적인 리뷰만을 적어볼게요.
원두는 페페지존 (pepe jijon, 페페지죵이 맞겠지만 구글링 좀 해보니 지존이 너무 착 붙어서 ㅎ)의 시드라 워시드를 쭉 사용했어요. 커피력이 좀 딸려서 첨 들어본 분이었는데 옆자리 분들은 다 아시더라고요. 전 몰랐어요 ㅎ
이 커피를 드립과 라떼, 그리고 다양한 목테일로 즐겼습니다.
먼저 드립부터 말씀드리자면 노트를 바로 적어놨어야 하는데 며칠이 지나서 기억은 잘 안 나요 ㅎㅎ... 기억에 남는 건 추출을 하실때 린싱 없이 시작하시고, 센터 푸어를 하시면서도 굉장히 크게 물줄기를 돌리시더라고요. 아마 V60이라면 커피 닿지도 않고 지나가서 물맛날거 같았기에 그 포인트를 중점으로 맛을 보았는데 그런 빈 맛 없이 너무 맛있었어요.
린싱을 하지 않는 이유를 여쭈어 보았는데 부정적인 맛을 커피 필터에 가두기 위해서..? 였나 그렇게 답변해주신 거 같았습니다. 또한 크게 물줄기를 돌린 이유도 여쭈어 보았는데 그렇게 해야 모든 원두를 다 사용할 수 있다고 하셨었어요. 아마 드리퍼에 요철이 없어 보였는데 그래서 괜찮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공돌이의 마음가짐으로는 이리저리 변인 통제 해가며 어떤 맛을 만드는지 확인해 보고 싶은데 못해서 너무 아쉽습니다 ㅠㅠ
그리고 라떼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다른 후기들 말처럼 우유의 맛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홋카이도의 행복한 소에서 짠 우유만을 쓴다는데 진짜 우유가 무지 진해요. 그리고 라떼 또한 그냥 에쏘 + 우유 가 아니라 우마미, 즉 감칠맛을 추가해 주었는데요, 다양한 육수를 조합해 구아닐산, 이노신산과 글루탐산의 조화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이 세 가지 성분이 조미료의 근본 그 자체인데요, 조미료도 MSG만 쓰면 맛 없고 소고기 다시다도 같이 조합해야 하듯 같은 감칠맛이라고는 하지만 참 재미있어요. 이 이야기도 언제 한번 다시 해보면 좋겠네요.
여튼간 이 외에도 다양한 음료를 마셨는데요, 사실 순수한 커피 맛 그 자체에 중심을 둔다기보다는 커피를 활용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맛보는 자리였던거 같아요. 이게 장단이 있는 거 같긴 한데, 정말 맛있는 드립 한잔 마시고 거기에 상상도 못한 맛의 조합들을 느끼는 자리여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미키씨와 대화하는 것 또한 즐거웠어요.
다음 날 재외자선거를 위해 우에노선거장을 방문했는데 옆에 구멍가게에서 별 생각없이 마신 밀크브루 커피 정말 맛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리브즈 로스터리 원두라고 써 있길래 드립 내려주시나?? 하고 들어갔는데 밀크브루만 있는 듯 했고요, 받아서 마셔보니 참 맛있는 라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