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이야기
 
                    버터에 대해 두서없이 다양한 이야기들 적어봅니다. 출처가 모두 불분명하고 저도 귀찮아서 따로 validation을 하지 않았으니 혹시 어디 중요한 데 쓰는 거면 꼭 확인해보십쇼. 대체적으로 Dairy product evaluation 수업 중 들었던 내용 + 그냥 내가 알고 있던 내용 + Gemini랑 놀면서 알게된 내용들입니다. 그러다보니 국가별로 상당히 다를수도 있어요.
내용들도 틈틈이 시간날 때마다 더 적는 내용입니다. 당연히 식물성 유지가 섞인 가공버터/마가린류는 제외하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친구들도 공부해 볼 거리는 넘칠수도 있어요. 아마 녹는점과 같이 요리에 사용했을 때 나오는 물성적 특징이 다를 거 같긴 한데, 어설픈 버터보다 첨가물 가득 마가린이 더 맛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가염 vs 무염
먼저 가염/무염부터 시작합니다. 요리할 때 가염 = 무염+소금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당연하게도 빵에 발라먹거나 그럴 땐 가염이 좋겠지요. 무염 + 소금 해봤자 얼마나 섞이겠어요.
하지만 요리할 때는 가염버터를 거의 안 씁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가염버터 브랜드마다 짠 정도가 다릅니다... 이게 브랜드마다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커요. 계속 간 보면서 요리할거면 상관 없는데 레시피 계량하는 경우에는 매우 중요하지요.
그리고 나라마다 다른데 무염버터의 경우 Acid가 추가되는 경우가 있어요. 일단 미국에서는 그렇습니다. 이게 요리의 맛까지 바꿀 정도는 아니고 그냥 TMI ㅋㅋ 이 산은 유통기한 늘리려고 쓰는 겁니다. 사실 발효버터에는 원래 산이 있어요. 젖산발효를 통해 젖산이 생기는데 미국에서는 발효버터가 흔하지 않아서 억지로 산을 넣습니다.
발효버터
버터의 향은 발효에서 나와요. 버터 냄새는 다이아세틸 냄새인데 이 다이아세틸은 발효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베이킹 할 때 발효 버터를 쓰라고 적혀있는 레시피가 많아요. 발효를 안 하면 이 다이아세틸 성분이 극히 적은데, 그러면 크림으로 인한 지방맛은 나지만, 버터 특유의 향은 안 난대요. 이건 제가 먹어보고 비교해보고 싶은데 다이아세틸 없는 버터를 미국에서는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나중에 기회되면 한 번 먹어볼게요.
그러면 발효버터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원재료를 보는 것입니다. 발효 버터에는 컬쳐/락틱스타터 등 균이 들어가요. 스타터 없이도 발효가 가능은 하겠지만 (한국에 정식 수입되지 않아 확실하진 않은데 프리미엄 버터로 유명한 Bordier 버터는 원재료가 유크림 100%드라구요) 술이라던지 발효 관련 식품들 많이 보신 분들은 아시듯 균일한 발효를 위해선 균주가 꼭 필요합니다. 술에도 누룩이 들어가듯요.
버터의 색깔
버터의 색은 소의 먹이가 결정합니다. (따로 색소를 넣지 않는다면) 버터도 그렇고 치즈도 그렇고 노란색은 소가 먹은 풀에 있던 카로틴에서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풀 안 먹고 사료 먹은 소 버터는 하얗지요. 서울우유 버터 하얗잖아요. 한국서 풀 먹은 우유 구하긴 어려울테고요. (풀 먹이는게 버터는 맛있는데 우유는 진짜 호불호 갈려요)
이 grass-fed인지 아닌지가 어떠한 상황에서는 긍정적이기도, 다른 상황에서는 부정적이기도 해요. 유럽의 좋은 버터들 보면 다 풀 먹고 자랐어요. 그리고 지역마다 먹는 풀이 다르다보니 맛의 프로파일도 달라지고요. 한국사람 인도사람 다 체취 다르듯이요. 하지만 이렇게 먹는 풀이 컨트롤되지 않으면 의도하지 않은 나쁜 맛이 난다고 합니다.
잘 컨트롤하면 플로럴한 그런 맛의 버터가 되지만, 잘 컨트롤되지 않고 특히 우유 짜기 전에 이상한 거 많이 먹으면 마늘/양파 같은 맛이 나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USDA 기준 결점 항목에 Feed가 있어요. 심한 경우에는 Garlic/Onion으로 구분되고요.
Sweet Cream vs. Whey Cream
한국말로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Sweet cream으로 만들어진 버터와 Whey cream으로 만들어진 버터가 있어요. Sweet cream이 우리가 아는 그런 크림이고 Whey cream의 경우 치즈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입니다.
Sweet cream으로 만든 버터가 좀 더 맛있는 버터로 여겨지고 값도 비싸요. 그래서 미국의 경우 Sweet cream 버터이면 잘 적어두고, 잘 안 적혀있을 경우 Whey cream이 섞여있기도 합니다.
Whey cream이 그렇다고 아예 선호되지 않는 것은 아닌데요, 열을 가하는 조리과정에서는 Whey cream으로 만든 버터가 선호되기도 한답니다. Whey cream 버터는 크림으로 만들어지기 전의 치즈 맛이 난대요. 제 개인적인 후기로는 맛이 좀 달라요. 표현은 못 하겠는데 그냥 먹어보면 맛이 없습니다.
첨가물들
나라마다 "버터"로 불릴 수 있는 기준이 다 달라요. 신기하게 미국은 이런 규제가 거의 없는지 USDA 기준 Salted butter만 다이아세틸 첨가에 대한 규제가 있고 unsalted butters는 규제가 없네요.
다이아세틸 성분이 해로운 건 아니고, 발효를 통해 만들어져야 하는 향인데 발효 없이 인공적으로 넣으니 좀 그래서요... 바닐린 첨가하고 바닐라 향 나는 음식과 바닐라빈 우려서 바닐라 향 낸 음식이랑은 맛의 깊이가 완전히 다르잖아요. 트러플도 마찬가지고요.
여튼간 미국에서는 다이아세틸 넣고 버터라고 팔 수 있는데, 캐나다/유럽/호주/뉴질랜드에서는 안됩니다.
한국 기준은:
버터∶원유, 우유류 등에서 유지방분을 분리한 것 또는 발효시킨 것을 교반하여 연압한 것을 말한다(식염이나 식용색소를 가한 것 포함).
가공버터∶버터의 제조・가공 중 또는 제조・가공이 완료된 버터에 식품 또는 식품 첨가물을 가하여 교반, 연압 등 가공한 것을 말한다. [출처: 식품공전]
인데요, 아마 식염/식용색소를 제외하고는 "버터"라고 표기를 못 할 거 같습니다. 표기가 되면 서울우유 버터에도 다이아세틸 넣었을테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네이버쇼핑 아무리 뒤져봐도 다이아세틸 들어간 미국산 무염버터는 찾을 수가 없네요.
잘은 모르지만 수입 버터 자체가 유럽/호주/뉴질랜드 버터들이 지배적이라 그런가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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